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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컵이라는 이름의 월경컵이 해외에도 있다고 하는데 일단 내가 말하는 건 국내의 월경컵을 말하는 것.
월경컵을 사용한 후 리뷰를 쓰려고 하자마자 루나컵 사태가 일어났다. 여성기업이라고 말했음에도 남성 낙하산 직원이 있었으며, 대표의 잘못된 일 처리 및 직원대우에 관한 건데 자세한 건 링크 참고
https://twitter.com/Axx03405077/status/1057209062805299200?s=19
하여간 리뷰 쓰려다가 저 일 난거 보고 회사 공지가 뜰 때까지 기다리자, 했는데 내가 한 눈 판 사이 공지가 올라왔다가 지워졌다. 이뭐... 고민하다가 일단 올리는 리뷰.
월경컵 관심은 몇년 전부터 있었는데 운동 및 공공샤워가 생리대나 탐폰에 비해 자유롭고 장기적으로 볼 때 가격이 저렴하다는 메리트에 끌렸다.(내가 쓰던 탐폰은 세일가격 적용해서 슈퍼 16개 한 통이 오천원 정도인데 생리 한번 할 때 한통에서 두통은 씀. 반면 컵의 경우 루나컵이 미니보틀과 택배비까지 합해서 3만원 초반 가격이었다. 2년동안 사용한다고 할 때 탐폰: 24개월×5,000원(한 통 기준)= 12만원이니 비교할 게 못됨)
하지만 관심만 있지 구매하진 못했는데 직구에 대한 불안과 부담...-_- 나는 촌스러워서 폰뱅킹도 불안하다고 은행어플도 안깔고 직구도 안함. 남들 아이허브 물건 산다고 할 때 나 혼자 저거 오배송되어서 중국이나 일본 가면 어쩔거? 하고 구경만 했다.-_-
그리고 몇 번의 국내 월경컵의 펀딩을 놓쳤다가 루나컵 펀딩을 잡게 되어서 루나컵으로 구매하게 된 것. 어쩌다 구매하게 된 것 치고 나하고 잘 맞아서 다행이지.
사용 후기에 앞서 컵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높은 포궁이고 루나컵s를 꼬리 안자르고 쓰고 있다. 사용할 때 밖으로 꼬리 나오는 일은 없고 케겔운동하듯 힘 주면 꼬리가 바로 나와서 뺄 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함.
그리고 내 경우 컵의 탄력성이 있는 편이 확실히 나은 것 같았다. 초보자의 경우 탄력있는 컵을 적극 추천하는데 이유는 실링때문. 부드러운 컵에 비해 착용감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난 루나컵 정도면 탄력성도 착용감도 초보자용으로 괜찮은 것 같다. 근데 이건 케바케이며 나는 몸에 상당히 둔감해서.. 어떤 사람들은 루나컵의 착용감이 마치 똥 누다 나온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
컵 사이즈는 만약 성경험이 없고 질 안에 손가락 두개 이상 두께의 내용물을 넣어본 적 없는 사람은 무조건 S. 무조건 작게. 이론적으로는 양에 따라 고르는거지만 초보자의 경우 S 사이즈를 보고도 이걸 어떻게 삽입하냐며 막막해진다. 심리적 부담감을 생각하더라도 우선 S로 구입하는게 나은 것 같음. 그리고 사이즈가 작은게 상대적으로 월경컵 착용감에 적응하기 쉽다.
이제 사용 후기. 첫 사용때 나는 당황했는데 아무리 월경컵을 작게 접어도 손가락 한개 반에서 두개 뚜께였다. 두께가 얇아야 들어가기가 쉬운데 손가락 하나 두께인 탐폰만 사용하다가 컵을 사용하려니까 도저히 안들어갔음. 게다가 월경 첫날에는 입구쪽이 부어올라서 삽입이 더 어려웠다.
아 망했나요, 가 머리에 둥둥 떠다녔는데 이때 날 붙잡아준게 그동안 읽은 수많은 리뷰들...ㅠㅠ 뜬금없지만 리뷰 쓰신 분들 감사합니다. 모든 리뷰가 황금같았지만 특히 도움이 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처음 삽입할 때는 아플 수 있고 절대 자기몸을 탓하지 말 것, 다음날, 안되면 또 다음날 시도.(부연하면 시도인 경우 월경 끝나기 이삼일 전에 도전하는게 좋다고 함)
2. 어떻게 접든 간에 넣기만 하면 그만이다. 단 최대한 컵 안에 공기가 안들어가게 접을 것.(컵 안에 공기가 많이 있는 상태로 삽입하면 공기때문에 컵 안에 피가 고이지 못하고 넘침)
3. 어떤 자세를 취하든 간에 넣기만 하면 그만이다.
4. 앉는 자세 기준으로, 질은 생각보다 수평에 가깝게 위치함. 넣을 때 / 이렇게 대각선 방향으로 삽입하지 말고 ㅡ 수평 방향에 가깝게 삽입해볼 것.
그래서 난 스쿼트에서 쪼그려 앉는 자세로 바꾸고 내 마음대로 접었는데 리비아 폴드로 접되 편치다운처럼 컵 밑부분까지 접히는 부분을 내려 접었다. 이렇게 되면 윗 부분은 세븐폴드처럼 얄쌍해지되 아래 부분도 펀치다운이나 그것보다 얇은 두께가 된다. 그리고 삽입을 시도하는데 치킨 2마리 가격임을 되뇌며 심호흡 여러 번 하고 나서야 삽입에 성공.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그 다음은 놀라울 정도로 아무 느낌이 안든다. 질 입구 부분 위주로 감각세포? 신경? 이 몰려있다고 들었는데 새삼 실감함.
첫시도에 걸린 시간 30분. 이정도면 준수한 편이긴 하다. 첫시도에서 나를 가장 당황하게 했던 건 고통이었다. 난 이정도로 아플 줄 정말 몰랐음.(아프면 다음 날 다시 시도해보라는 1번 항목의 지도는 깨끗하게 무시하고 내 몸은 잘못 되지 않았으니 넣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함=_=) 지금 생각해보니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질근육을 사용하느라 아팠던 것 같다. 왜, 다리 찢기할 때 다리근육이 너 뭐하느라 이제 와서 찢냐고 날 구박하면서 비명지르게 하잖아.
다행히 첫 시도에서만 고생했고 2번째부터는 10분컷에 별 어려움 없이 삽입했다. 나중에 끝날 때 즈음엔 5분컷으로 시간 단축.
빼는 건 첫 삽입보다 체감상 훨씬 나았다. 나는 첫 시도때 넣자마자 다시 뺐는데 넣을 때 하도 고생해서 그랬는지 빼는 건 걍 바로 빼지더라-_- 케겔운동으로 힘을 줘서 꼬리가 나오면 검지를 삽입하여 컵을 눌러 공기가 들어가게 하며 진공상태를 해제. 그 후 밑둥을 손가락 두 개로 잡아서 뺀다. 나는 손가락 삽입이 편했지만 검색해보니 손가락 안 넣고도 밑둥을 돌리는 방식으로 빼는 방법들이 있더라. 각자 편한 방법을 선택하면 될 듯.
월경컵을 가는 주기는 첫날 둘째날에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이 시간을 지나가면 새는 느낌이 났다. 나는 '뭐야 12시간 착용도 된다더니'하고 실망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양 많은 날에 저 정도 시간이면 오래 버틴 거더라고. 그 전에는 탐폰 슈퍼하고 중형 생리대까지 이중으로 해서 5시간을 버텼는데;; (3시간 내로 자주 가는게 좋은거 알지만 일하다 보면 그럴 수가 없었다) 양 많은 날이 지나가자마자 12시간 주기로 갈아도 되는 생활이 찾아왔다 올레!!!!
컵을 갈 때 불편한 건 피투성이가 되는 손이었는데 3일차 되어서 양이 줄자마자 내 손이 왜 만날 피투성이가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월경컵을 뺄 때 컵을 접어서 빼게 되므로, 피가 컵에 가득 차 있으면 뺄 때 당연히 넘치게 되는 거였다(...) 종이컵에 물 가득 넣고 접는 걸 상상하면 될 듯. 따라서 컵에 피가 한 절반 찼을 때쯤에 빼는게 가장 이상적인데 나는 첫날 둘째날에 컵 가득 채워서 비우려 했으니=_=
피투성이 문제가 해결되자 밖에서 가는 것도 편해짐. 그냥 향균 물티슈랑 생수 500짜리 들고가서 물티슈로 손 닦고 컵을 빼서 물로 씻은 다음 다시 넣고 끝. 넣고 난 뒤 실링되었나 의심되면 손가락으로 컵 밑둥이나 옆면을 꾹꾹 눌러보고ㅇㅇ
월경컵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주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많이 읽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적응해서 스스로 놀라는 중이다. 컵이 나하고 잘 맞는 것도 행운이었고. 일단 월경컵 하고 나니 가장 좋은게 생리대하고 이별한 것. 일주일 내내 축축한 그 감촉에서 벗어난게 가장 좋고 다음으론 헬스장같은 공공 샤워실 이용해도 되는거ㅠㅠ 탐폰 실이 거슬려서 늘 월경중일 때는 못했는데 이젠 된다! 잠버릇 걱정하며 자지 않아도 되고, 뚱뚱한 생리대파우치 들고다니지 않아도 되고 이래저래 편해짐.
월경컵을 무조건 추천하진 않는다. 적응하기 힘든 건 사실이고, 나한테 맞아도 타인에겐 불편할 수 있으니까. 다만 선택지가 많아진 것 자체가 기쁘다. 앞으로도 월경 관련 선택지가 더 많아지길.
+)
월경컵을 두번째 주기..?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해. 하여간 두 번째 착용 후 쓰는 후기.
월경 안하는 동안 어떻게 집어 넣어서 실링하는지 잊어버려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그랬나봨ㅋㅋㅋㅋㅋㅋㅠㅠ 아니 집어 넣고 빼는 건 어떻게 하겠는데 '실링되었다'의 느낌을 잊어버렸다. '어? 이게 실링 된건가?'하고 스스로 의심해서 처음에 월경컵을 계속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한 열번은 한 듯.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거였는데 생고생한거지. 하여간 몇 번 하니까 '아 이게 실링의 느낌이지'하고 다시 깨닫고 그 담부터는 다시 편하게 사용했다.
지난 달 월경을 안해서 이번 달은 양이 많겠구나, 예상했는데 과연 예상대로-_- 이런 예상은 맞아도 안 기쁜데 말이지. 게다가 양 많은 날에 장시간 외출, 그것도 중간에 화장실 가기 빠듯한 일정이 있었다. 고민하다가 월경컵에 생리대 중형을 착용하고 외출했는데 한 5시간 정도 괜찮았다! 탐폰+생리대 조합이었으면 아마 3시간 반에서 4시간 컷이었을거 같은데 월경컵이 확실히 많은 양을 커버할 수 있는 듯.
여하간 이번 달까지 무사히 월경을 끝내고 어떻게 월경을 대비할 지 결론을 내렸는데
> '나는' 생리대를 완전히 버릴 수 없다 <
애초에 월경컵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가 첫째, 탐폰과 생리대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둘째, 장시간동안 화장실에 안가고 버틸 수 있기 위해, 이 두 가지였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월경을 이유로 내 활동성이 저해되는 것도 싫었고. 이 세 가지 이유로 월경컵을 구매했는데 결과는 대만족. 월경을 한 일주일 정도 하는데 이 기간동안 내가 쓴 일회용 생리대는 열 개도 안된다. 심지어 저 열 개도 확인해보면 장시간동안 화장실 가지 않았던 양 많던 날을 제외하곤 진짜 깨-끗 했음. 월경컵 하나로 월경 커버가 가능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셈.
하지만 솔직히! 그럼에도! 실링에 대한 불안함은 아직 있다. 내가 아마 초보자라 그런 거겠지만 '실링이 되었다!'라고 생각했는데 새면 어뜩함...? 아마 그래서 당분간은 불안하다, 싶은 날이면 월경컵 단독 보다는 월경컵+생리대 조합으로 쓸 것 같다.
그리고 월경컵 가장 큰 단점이 '갑작스러운 생리에 대처할 수 없다' 여서 아마 생리대는 긴급용으로 계속 들고 다닐 듯. 완전히 버릴 수는 없겠더라고. 외국에는 이런 때를 대비해서 편의점에 일회용 월경컵도 판다는데 우리나라는ㅋㅋㅋㅋㅋㅋ 한 십년 뒤 들어오려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큰일이다. 얼마 전 내 방 한구석에 언제 샀는지도 모를 탐폰 한 박스를 발견했는데 유통기한 확인도 안되어서 이걸 쓸 수도 없고.... 이걸 어떻게 버리나... 이거 살 돈이었으면 떡볶이를 2인분 먹고도 남는데 아이고야....
+) 아, 맞다. 그리고 이건 내가 진짜 부주의해서 일어난 사고였지만 변기 커버 열었을 때 그 안 쪽에 피가 묻는 경우가 있었다. 혹시 나처럼 덜렁거리고 부주의한 분들 있으면 꼭 모든 일이 끝난 후 다 확인해 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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